2010

[소개] 서울똥꼬비엔날레 2010 - 안보러와도되요 굳이.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1. 20. 15:16

 



똥꼬는 이 세상의 숨 쉬며 먹고 싸는 것들에게 존재하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더럽다 말해도 똥꼬가 아프면 죽을 듯한 육체의 고통이 밀려오고, 똥을 제대로 못 싸면 다른 일은 생각도 안 나고 신경도 못 쓰기 마련이다. 어느 철학자가 똥 쌀 때 느끼는 감정의 쾌락이 카타르시스다라고 했다. 그 말을 더러움과 동시에 즉물적 쾌감을 가져다 주는 똥꼬라는 귀여운 공감각적 단어에 빗대어 본다. 우리에게 똥꼬는 배출되는 곳에서 탄생하는 설익고 매워 아픔과 괴로움을 동반하는 일련의 행위를 가리킨다

서울똥꼬비엔날레는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똥꼬하나 하나가 모여 지속적으로 작업을 도모한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이름이며, 틀에서 벗어나 비천함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삽질적 자행을 상징한다. 참여자는 공통되거나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그것을 증폭시키고 교류하는 작업을 이어나간다. 이는 서로의 작업의지에 불을 지피거나 몰입하고 그 과정을 공유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쾌감을 맛보게 한다. 또한 자괴감에 범벅이 되어 한없이 때려치우고 싶은 감정을 동시에 가져온다

서울똥꼬비엔날레의 시작은 급작스럽고 도발적이었으나, 똥이 마려울 때 똥 싸고 싶은 충동이 밀려오듯 본능적으로 반복하여 고통스러운 쾌감 속에서 무엇인가를 배출하고 이를 확인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2006년 날것과 같았던 첫 전시 그리고 2008년 쓰라린 고통 속에 마감되었던 미완성 똥꼬 프로젝트를 뒤로하고, 2010년 우여곡절 끝에 열리는 서울똥꼬비엔날레를 공개석상에 소개한다

서울똥꼬비엔날레 2010예술생계라는 실제 사이에 드는 위화감을 무마시키려는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현실적인 한계 속에서 생활 구조의 패턴을 따라 작업을 진행하였으며, 생계활동과 예술간의 간격을 좁히는 다양한 대안적인 작업 방식들을 구상함으로써 작품을 만들어 냈다. 관람 역시 전시공간이 아닌 직접적인 삶의 공간에 작품이 놓아지게 됨으로써, 관람객은 각각의 작업이 있는 장소로 이동하게 되는 적극적인 방식을 취하게 된다.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포구 연남동의 플레이스 막을 방문해야 한다. 갤러리인 전시공간은 작품 감상의 출발지점으로 안내자 역할을 하며, 그 곳에서 관람객은 자신이 보기 원하는 작품의 위치를 파악하고 가는 길과 작품들간의 관람동선들을 직접 그려나가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똥꼬의 무모한 작업에 관람객을 편승시키는 일종의 유도장치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의 관람시간 역시 작품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물리적인 거리뿐만 아니라 시간적인 부분까지 고려하여 맵을 그려야 한다

서울똥꼬비엔날레 2010을 지칭하는 안보러와도되요 굳이는 작품들이 다분히 실험적인 관계로 감동이 없을 수도 있다는 점과 관람의 방식이 매우 수고스러울 수 있음을 미리 알리는 친절한 전시명이다. 또한 관람객들이 이 전시를 선택하고 감상한 후에 내리는 전시에 대한 평가에는 분명 관람객 자신이 개입하면서 따르게 된 책임도 일부 있음을 시사하고 분배하고자 하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이번 서울똥꼬비엔날레는 생계, 작업, 전시공간, 관람방식에 대한 각자의 해석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이를 함께 묶어볼 수 있는 장으로서, 이에 대한 당신의 의견 표출은 전시에 참여함으로써 보여주거나 또는 토크에서 할 수 있음을 알린다.